고유한 음식 문화 절식
고유한 음식 문화 절식
절식은 설이나 대보름과 같은 특별한 명절이나 절일을 맞아 그 날의 의미를 기리면서 만들어 먹는 전통 음식을 말한다. 절일은 대부분 음력 정월부터 섣달 사이에 달마다 있는데, 이 때 제사나 민속놀이 등의 행사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러므로 절식을 보면 우리 나라의 고유한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러면 대표적인 절식에 대해 알아볼까? 새해 첫날인 설날에는 떡국을 먹었고,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까먹고,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또 2월 초하룻날인 중화절에는 큰 송편을 만들어 노비들에게 먹였는데, 이것은 한 해 농사를 잘 지어 달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3월 3일 삼짇날에는 진달래 꽃잎으로 만든 화전이나 화채를 먹었고, 4월 8일 초파일에는 부처님이 탄생한 것을 기리기 위해 고기나 생선 음식을 피하고 미나리나물처럼 식물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
또 5월 5일 단오에는 수리취 절편을 먹었고, 6월 15일 유두절에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재앙을 씻은 닷음 햇밀로 만든 밀전병을 먹었으며, 무더운 7월에는 삼계탕이나 개고기를 먹었다. 8월 한가위에는 햅쌀로 만든 송편을 먹었으며,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로 빚은 국화주를 마셨고, 10월에는 추수가 끝났으므로 추수 감사의 뜻으로 시루떡을 쪄 먹었다. 11월의 동짓달에는 팥죽을 쑤어 먹고, 12월의 납향일에는 참새구이나 산토끼 고기를 먹으며 한 해를 보냈다.
옛 선조들의 식생활
우리 나라는 면적이 좁지만 남북으로 길쭉하고 동서로는 좁은 지형을 하고 있으며, 북부는 산이 많고 남부는 큰 강을 따라 넓찍한 평야가 펼쳐지고 있다. 곳곳에 산맥이 가로 막고 있어 왕래가 쉽지 않았던 탓에 지역마다 문화가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 결과 각 지역의 기후와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식물이나 과일이 생산되어 향토 음식 문화가 발달하였다.
특히 우리 민족은 주식과 부식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식생활을 하였다. 밭농사를 주로 하는 북부 지역에서는 잡곡밥이 주식이었고, 논농사를 많이 지은 남부 지역에서는 쌀밥과 보리밥이 주식이었다. 잡곡을 적당히 섞은 오곡밥이나 젓갈, 채소와 같은 부식을 먹어 철 따라 부족하기 쉬운 영양분을 보충했다. 이와 같이 식물성 음식을 주로 한 검소하고 소박한 식생활을 하게 된데에는, 자연 조건 외에도 불교나 유교의 제사 음식 등 종교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전국의 별미 향토 음식
우리 나라는 물이 맑고 공기가 좋아 전국 곳곳에 유익한 식품이 아주 많이 난다. 그러나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서로 오고 가기가 힘들어 그 지역 특산물에 따른 음식이 널리 퍼지지 못하고 한정된 지역에서만 발달해 왔다. 이와 같이 일정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던 고유한 음식을 향토 음식이라 한다.
서울의 음식은 궁중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아 모양이 매우 화려하고, 경기도의 음식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매우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에는 구절판, 갈비찜이 있고, 경기도의 향토 음식으로는 조랭이떡국이 유명하다. 강원도 음식은 올챙이묵이 별미로 손꼽히고, 충청도의 향토 음식으로는 특히 어리굴젓과 콩국이 맛있다.
전라도의 향토의 음식으로는 전주비빔밥과 홍어회가 별미이며, 경상도 지방 사람들은 추어탕을 즐겨 먹었다. 제주도 사람들은 고사리국을 많이 먹었다. 평안도 사람들은 차진 기장가루로 만든 노티를 많이 만들어 먹었고, 황해도에서는 보리, 수수, 기장 등을 섞어 지은 잡곡전을 많이 먹었다. 함경도 사람들은 가자미와 소금, 된장, 조밥, 고춧가루를 섞어 담근 가자미식해를 향토 음식으로 즐겨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