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화장실 문화 이야기
나라별 화장실 문화 이야기
대부분 화장실 하면 신식의 양변기가 설치된 좌변식 변기가 있는 화장실을 떠 올릴 것이다. 예전과 달리 호텔과 같이 좋은 시설에 있는 화장실은 예전의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 아닌 깔끔한 이미지의 욕실을 연상케 하며 멋진 쇼파와 커다란 거울이 있어 화장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화장실도 가지가지다. 선진국의 경우 우리가 아는 화장실이 주를 이루지만, 인도나 인도네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연못 주위에는 집들이 빙 둘러져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똥오줌을 화장실이 아닌 연못에 눈다. 또 베트남 메콩강 유역의 수상 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집 밑으로 흘러가는 강 위에 얼기설기 엮은 대나무 판을 두고 화장실로 사용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강에 눈 똥은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를 다시 사람이 잡아 먹는다. 일종의 천연 양식장인 셈이다. 산간 마을인 빌라에서는 해 질 녘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물이 흐르는 곳으로 나와 1시간 정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답게 똥을 눈다. 한편 춥고 건조한 풀밭에서 생활하는 몽골 사람들의 화장실은 사방을 다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는 외세의 침략이 잦다 보니 똥을 누다가도 적이 공격해 오면 자신을 방어할 수 있게 하려는데서 나온 것이다.
나라별로 화장실이 다른 것처럼 똥 닦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다. 수세식 변기와 두루마리 화장지가 널리 사용되기 전, 똥을 닦는 방법은 각 나라와 민족에게 주어진 자연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빈민굴이나 시골에서는 손가락과 물을 사용해서 닦았는데 왼손의 손가락으로 뒤를 닦은 후 깡통에 담긴 물로 손을 씻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사막에서는 모래 위에 쭈그리고 앉아 일을 보는데 볼일이 끝나면 모래로 그 위를 덮는다. 그리고 땀에 젖은 손가락 하나에 모래를 묻혀 뒤를 문지른다. 똥구멍에 묻은 모래는 걸어다니는 동안 저절로 떨어지고 손가락에 묻은 똥은 모래와 함께 툭툭 털어 냈다. 그럼 여기서 잠깐 드는 생각. 모래로 닦으면 무척 아프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사막의 모래는 매우 곱기 때문에 똥구멍을 닦아도 전혀 아프지 않다. 게다가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똥이 금방 말라 가루가 되어 모래 바람과 함께 날아간다. 이처럼 나라와 민족마다 환경에 맞는 방법으로 문화가 형성된다.
화장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주겠다. 1603년에서 1867년인 일본 에도 시대에 교토의 여자들은 길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오줌을 누었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허리를 구부린 채로 서서 오줌을 누었다는 사실이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나 아줌마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여자들이 길거리에서 벽을 향해 엉덩이를 내놓고 볼일을 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당시 일본의 여자들은 몸에 둘둘 마는 기모노나 작업 바지인 몸빼를 입고 있었고 속옷마저 없던 시절이라 오히려 서서 일을 보는 것이 편했을 지도 모른다. 옛날에 여자가 서서 오줌누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인 아파치족은 남자는 앉아서, 여자는 서서 볼일을 보았다. 또 앙골라에서는 모두 서서 볼일을 본 반면, 터키에서는 모두 앉아서 볼일을 봐야 했는데 서서 볼일을 보는 것 자체가 신에게 큰 죄를 짓는 일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