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온돌과 난방
생활의 지혜 온돌과 난방
방구들이라고 하는 온돌은 우리 나라만의 고유한 난방 방법이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우리 나라의 기후에 이상적인 난방 방법이기도 하다. 온돌은 방바닥이 골고루 덥혀지고 습기가 차지 않아 살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불이 날 염려도 없는, 다른 민족은 생각하지도 못한 아주 놀라운 난방 방법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온돌을 설치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고구려 사람들의 집에 대하여 써 놓은 중국 책에 "고구려 사람들은 구들을 놓아 겨울을 따뜻하게 지낸다."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고구려 시대 전부터 이미 온돌을 놓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백제 사람들이 온돌을 놓았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온돌은 추운 북방 지역 사람들이 처음 발명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던 것이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점점 남쪽으로 전해졌고, 조선 시대 중엽 이후에는 우리 나라 대부분의 집에 온돌을 놓았다.
온돌을 놓을 때 쓰는 돌을 구들장이라고 하는데, 구들장은 부엌 아궁이에서 가까울수록 두껍고 윗목으로 갈수록 얇다. 그래서 아랫목은 천천히 달궈지지만 따뜻한 기운이 오래 가고, 윗목으로 갈수록 금방 따뜻해지고 빨리 식는다. 온돌을 놓은지 4년에서 5년이 지나면 안에 재가 쌓이면서 막히기 시작하는데, 이 때문에 전문적으로 온돌을 청소해 주는 사람도 생겨나게 되었다. 경상북도의 안동, 영양, 청송, 영덕, 울진 지역 지붕 용마루의 앙쪽에는 공기가 통하도록 둥근 구멍을 뚫어 놓는데 이를 까치구멍집이라 한다.
안방과 사랑방
어릴 적 시골집에 가면 안방이 있고, 건너편에 사랑방이 있었다. 작은방, 옆방 여러가지 이름이 있는데 왜 사랑방이라 지었을까? 명절이나 친척들이 모이면 커다란 사랑방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자던 게 생각난다. 여름엔 모기장을 치고,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으면 논가의 개구리 울음 소리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시골에 환하게 비추는 반딧불이를 보며 잠이 들곤 했다.
보통 큰방으로도 불리는 안방은 집의 중심을 이루는 곳으로, 온돌이 발명되면서 가장 먼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안방은 그 집안의 주부가 집안살림을 꾸려 가는 데 중심이 되는 방으로, 다른 방과 다르게 화려하고 호사스럽게 치장했다. 사랑방은 그 집의 바깥주인이 남자 손님을 접대 하던 곳인데 왜 친척들이 다 거기서 잤는지 이제야 알 거 같다. 옛날에는 부유하거나 벼슬이 높은 집의 사랑방은 서재를 겸하거나 풍유를 즐기는 장소이기도 했다. 사랑방은 안방과는 달리 소박하고 간소하게 꾸며진 것이 특징이며, 특히 유교 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조선 시대에 많이 지어졌다고 한다.
옛날 안방 살림으로는 장롱, 반닫이, 문갑, 채롱, 머릿장 등이 있었다. 장롱은 장과 농이 합쳐 부르는 말로 몸체가 나누어지지 않고, 통으로 된 것을 장이라 하며, 둘이나 셋으로 나뉘어 포갤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농이라고 한다. 반닫이는 앞면 윗부분을 여닫도록 만들었고, 옷이나 귀중한 두루마리 문서, 책 등을 넣어 보관했다. 지방마다 장식과 모양이 약간 다르며, 강화 반닫이가 가장 유명하다.
문갑은 안방이나 사랑방에 두고 문서나 편지 등 개인 물건을 넣어 두었다. 특히 안방용 문갑은 자개 장식을 한 것이 많다. 채롱은 껍질을 벗긴 싸릿개비로 함처럼 만든 채그릇으로 겉에 종이를 만든 것도 있다. 머릿장은 머리 맡에 두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장을 말한다. 안방용 머릿장은 귀엽고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고, 여주인의 일상용품이나 장식품을 넣어 두었다.